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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나쁜 질문

 안양광역신문사(aknews0511@daum.net)

 2020-10-23 오후 3:13:31  410
- File 1 : 20201023151344.jpg  (47 KB), Download : 10

 

 

 

유화웅 시인, 수필가, 예닮글로벌학교장 

백일(百日)잔치는 아기가 무탈하게 백일을 잘 자란 것에 대한 축하의 의미와 장수를 기원하는 뜻의 잔치였습니다.

그래서 잔칫상에는 장수를 기원하는 백설기와 부정한 기운을 막아준다는 뜻의 수수팥떡을 차리고 속이 차지라고 인절미와 속이 꽉 찬 사람이 되고 배부르게 식복이 있는 사람이 되라고 송편을 차려주었습니다. 백일 떡은 100명에게 나눠주면 100살까지 산다고 하여 이웃과 나누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잔치에는 아이가 혼자 서기도 하고 말고 한두 마디 하고 생각도 있어 백일 잔치와는 또 다릅니다.

잔칫상을 차려 놓고 가족 친지들이 아이에게 여러가지 말을 건네고, 아이의 표정과 행동에서 어른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상차림은 백일 상차림보다 더 다양합니다.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 곧 어른들이 의도하는 아이의 장래를 위한 상차림을 합니다.

삼정승을 뜻하는 밤, 육판서를 뜻하는 감, 자손 번창을 뜻하는 각종 과일 등을 상에 올려놓습니다. 오래 살라고 국수나 실타래와 부()하게 살라고 흰 쌀을 밥 그릇에 수북이 담아 놓습니다.

여기까지는 어른들이 아이에 대한 염원이 담긴 상차림입니다.

다음에는 아이의 장래를 예측하는 돌잡이상차림이 곁들여집니다. 엽전꾸러미, , , 붓 등을 차려 놓고 아이가 엽전꾸러미를 잡으면 부자가 될 것이고 붓을 잡으면 학자, 선비가 되고 활을 잡으면 장군이 되는 입신출세 지향의 유교적 사고에 주술적 풍습까지 덧붙여 전해오고 있습니다.

이 돌상차림은 현대에 와서 더 많이 변화를 하였습니다.

돌상차림 전문 업체들이 생겨서 돌잔치도 집에서 하지 않고 특별한 장소에서 아이는 물론 가족들도 아름답게 옷을 맞춰 입고 돌잔치를 하고 있습니다. 돌잡이 물건도 전래해 오던 물건들 외에 시대의 흐름에 맞게 청진기, 의사봉(일명 판사봉), 지폐 등을 올려 놓습니다.

어찌 보면 부모들의 바람이지 아이가 미래의 안목이 있어 선택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잡으려고 하는 물건이 부모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이 손을 부모가 원하는 물건 가까이 가서 잡게 하는 웃지 못할 장면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라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면서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직업놀이도 하면서 사회 생활에 눈을 떠가기 시작합니다. 호기심도 많아지고 궁금한 것도 많아지면서 스스로 탐색하는 활동이 활발해집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예외 없이 어른들은 묻는 질문은 너 이 다음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나쁜질문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합니다.

아이는 유아용 그림책 등에서 얻은 범위 안에서 기억나는 것 몇 가지를 말합니다.

돌잡이 때 아이가 집었던 물건과 너무 거리가 먼 직종을 말하면 부모나 어른들은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지금 살면서 인기있고 유망하다고 생각되는 직업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아이가 자라서 사회 생활을 할 20년 후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더구나 미래의 직업세계는 지금의 직업세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하고 첨단화될 것인데 그 때 가서 사라질 직업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욕망을 각인시키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는 사람보다, ‘어떤사람으로 자랄 것인가를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존경과 신뢰를 받아 인류사에 공헌한 사람들을 보면 아이들에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의 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도 나라와 국민과 인류에 해악을 끼친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착한 사람들입니다. 어릴 때 무엇을 할 것을 강요하지 말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어른들이 보여주면서 아이들을 인도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식보다 지혜로운 아이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지식은 아느냐 모르느냐의 이분법적 사고의 틀이지만, 지혜는 옳으냐 그르냐의 도덕적 가치기준을 설정하며 판단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웃과 나누고 베푸는 성숙한 자본주의 가치는 실종되고, 소유 지향적 삶의 사회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따라서 세상이 도덕적 질서가 기반이 되어 서로를 존중하여 살아가는 인간다운 사회로 진화되려면 아이때부터 선(), 정의, 행복의 가치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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